많은 사람들이 금수쌍청(金水雙淸)이나 금백수청(金白水淸)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명리를 가르치는 선생은 말할 것도 없고, 명리학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도 금수쌍청이나 금백수청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 만큼 이들 용어는 자주 인용되는 명리학 용어 중의 하나 임에 틀림없다. 언뜻 듣기에 멋있거나 아름답거나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이다. 그런데, 진정으로 금수쌍청이나 금백수청이라는 용어를 이해하고 있는 명리가는 많지 않다. 물론 명리학을 공부하는 일반인은 말 할 필요도 없다.
금수쌍청이나 금백수청은 같은 용어다. 굳이 구분하면 조금 의미가 달라 질 수도 있지만(금수쌍청은 모든 동금冬金이 水를 볼 때도 적용할 수 있다), 대체로 같은 의미로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다. 금수쌍청이나 금백수청이라는 말은 주로 亥월 辛금 일간이나 酉월 癸수 일간에만 적용되는 말이다. 子월 辛금이나 子월 庚금이나 亥월 庚금, 申월 癸수에는 이런 말을 적용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기준은 고서 "난강망"의 정의에 입각했을 때 그러하다. 금수쌍청(金水雙淸)이나 금백수청(金白水淸)이라는 말은 조후(調候)에 관련되는 용어다. 따라서 조후에 관한 고서 난강망(궁통보감)이 금수쌍청을 정의하는 것이 이 용어의 정통성을 부여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필자도 난강망의 기준에 따라서 설명하고자 한다.
금수쌍청이 될 수 있는 조건은 일단 癸수와 辛금 일간만 자격을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亥월 辛금 일간의 경우에는 한가지 더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데, 천간에 丙화를 동반해야 금수쌍청이 성립한다. 즉, 辛금 일간이 亥월에 태어나서 천간에 丙화를 볼 때 금수쌍청이라고 한다. 만약 辛금 일간이 천간에서 壬수를 보고 있지만, 亥월생이 아니라면 금수쌍청이 아니다.
또 亥월 辛금일간이 丙화 대신에 丁화를 보는 경우에도 금수쌍청(金水雙淸)이나 금백수청(金白水淸)이라고 할 수 있지만 丙화를 보는 것보다 격(格)이 낮아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금수쌍청 자체가 성립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엄밀하게는 亥월 辛금이 丁화를 보는 것은 금백수청(金白水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辛금은 丙화를 반기고 丁화를 꺼리기 때문이다. 辛금이 丙화를 반기는 이유는 辛금은 이미 제련된 金이기 때문에 따뜻한 온기이자 자신을 빛나게 하는 丙화(태양)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난강망에서도 亥월 辛금이 丁화를 보는 경우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조후가 아닌 격국상으로 볼 때도 亥월 辛금 일간이 丁화를 본다면 상관격에 칠살이 있는 것에 해당하므로 천간에 甲乙木이 없어야 좋다. 甲乙木이 있으면 甲乙木은 재성에 해당하므로 상관생재 재생살하여 파격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癸수 일간의 경우에는 酉월에 태어나면 금수쌍청이 된다. 만약 癸수 일간이 천간에 辛금을 보고 있는데 酉월에 태어난 癸수가 아니라면 역시 금수쌍청이 아니다. 즉 癸수 일간이 용신으로서 辛금을 볼 때 금수쌍청이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다.
단지 癸수 일간이 천간에 辛금이 있거나 辛금 일간이 천간에 壬수와 丙화를 본다는 것만으로는 금수쌍청이 성립되지 않는다. 癸수 일간이 보는 辛금이 용신으로서 辛금이어야 하고 辛금일간이 보는 壬수가 용신으로서 壬수일 때 금수쌍청이 성립된다. 물론 辛금이 천간에서 壬수를 볼 때는 丙화도 같이 있어야 한다. 즉, 금수쌍청은 일간이 癸수나 辛금일때 해당된다. 이런 말은 일간이 강하냐 약하냐로 용신을 정하는 억부법론자들은 아마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격국으로 논하면 (1) 亥월 辛금과 (2) 酉월 癸수는 금수쌍청이 성립할 수 있는데, 이중 亥월 辛금은 다시 천간에서 丙화를 봐야 금수쌍청이 된다고 정리 할 수 있다. 그런데 금수쌍청이 되면 뭐가 좋은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총명하고 부귀장수한다.
왜, 庚금 일간이 子수나 亥수를 볼 때 금수쌍청이라고 하지 않을까. 庚금은 완금(頑金)이기 때문에 무디고 거칠다. 제련되지 않은 원석이므로 金의 본성으로서는 탁(濁)하다. 辛금이 제련된 金으로 보석에 비유되는 것과 대비된다. 따라서 庚금은 壬癸수를 만나도 금수쌍청(金水雙淸)이나 금백수청(金白水淸)이 되기 어렵다. 난강망에도 申월의 癸수, 亥-子월의 庚금 일간에 대하여 금백수청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亥월의 辛금은 금백수청이 되는데 왜 子월의 辛금은 금백수청이 되지 않을까. 子월은 한겨울이다. 양력으로 12월이다. 물이 꽁꽁얼어서 辛금 보석을 반짝이게 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子월의 물은 결빙(結氷)된 물이므로 물이라기 보다는 거의 얼음이다. 지나치게 찬물에 빨래를 하면 때가 잘 빠지지 않는 것과 같다. 子월의 물은 辛금을 맑게 할 수가 없다.
금백수청(金白水淸)이라는 말은 "金은 빛나고 물은 맑다"는 의미다. 여름이나 봄의 辛금이나 癸수를 금백수청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이 계절은 기온의 상승으로 물의 밀도가 낮아져서 분산되는 경향이 있고 물이 차분하지 않고 쉽게 기포가 생긴다. 또 미지근한 물은 청량감이 없다(참고로 물은 섭씨 4도 일 때 밀도가 가장 높아서 아래로 가라 앉는다). 가을철 물과 초겨울 물은 밀도가 올라가서 물이 무겁고 차분해진다.
난강망의 금백수청(金白水淸) 예시 명조를 보면,
癸 癸 丁 辛
亥 巳 酉 酉
金水가 많고 丁화를 투간하고 丙화를 암장해서 사주가 혼잡하지 않아서 복과 수명이 길었다고 했다. 자평진전에 입각하여 격국으로 설명하면 인수격에 재와 비겁을 보아서 인수용겁격이 잘 성격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