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 인천시 서구(구청장 강범석)가 2026년 7월 ‘검단구’ 분구를 앞두고 행정체제 개편의 핵심 단계인 조직·인사 운영 방향을 공유하며 공식적인 준비 행보에 돌입했다.
서구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세 차례에 걸쳐 70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검단구 조직·인사 직원설명회’를 개최하고, 분구 이후 행정 체계 변화와 실질적 실행 계획을 설명했다.
이번 설명회는 서구가 ‘서해구’와 ‘검단구’로 나뉘는 특별한 전환점을 앞두고, 단순한 행정구역 분할을 넘어 새로운 행정 철학과 조직 재정립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분구 추진단은 직원들에게 ▲시(市) 차원의 행정체제 개편 연구용역 경과, ▲검단구 조직·인사 로드맵, ▲조직 설계 방향, ▲인사 운영의 기본 원칙 등 구체적 내용을 공유하며, 구성원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서구는 설명회를 통해 2026년 7월 공식 출범 이전, 2025년 초부터 사전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검단구와 서해구(현 서구)를 단절 없이 전환하기 위한 ‘행정기능 분리 및 정비 단계’로, 기존 조직이 흔들리는 대신 두 행정구가 균형과 자립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된 조치다.
분구추진단 관계자는 “출범 직전의 급박한 분리보다, 미리 기능을 분담하고 조직을 조정하는 것이 공직자 업무 혼란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며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인 업무 과중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직원들과 솔직히 공유했다”고 전했다.
서구는 실질적인 인사 배치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4급 이하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희망근무 배치조사’를 진행한다. 이 조사는 실명제로 시행되며, 서해구와 검단구 중 어느 곳에서 근무하길 원하는지를 묻고 인사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올해 12월 인건비 기준 확정 이후에는 두 행정구 간 인력 배분 기준을 마련하고, 기관별 조직 골격을 구성할 계획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검단구 임시청사 입주와 핵심 부서 배치를 마무리해, 출범 6개월 전부터 사실상 ‘예비 운영’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번 설명회는 일방적인 지침 전달이 아니라 현장의 우려와 목소리를 청취하는 ‘양방향 토론’ 성격을 띠었다. 분구에 따른 인사 불안, 기존 조직의 기능 축소 우려, 현장 업무 증가 등 직원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문제들을 확인하고, 이후 추가 설명회와 간담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서구청 관계자는 “행정체제 개편은 조직 안팎 모두에게 큰 변화이기에 공직자들이 방향을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설명회를 시작으로 신뢰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검단구 출범은 행정의 분할이 아닌 비전의 확장”이라며 “이 과정에서 서구 공직자들이 더 단단해지고 행정의 깊이도 더 커질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 주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현장 행정, 거버넌스 중심의 미래 행정을 실현하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이라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구가 ‘행정 분리’가 아니라 ‘도시 성장축의 재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검단신도시, 인천 2호선·7호선 연장, GTX-D 등 향후 10년을 좌우할 교통·산업·교육 인프라가 검단권역에 집중되면서, 서구 전체의 미래 전략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학계에서는 “검단구 출범이 성공하려면 조직 설계뿐 아니라 정체성과 자율성을 부여하는 브랜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며 “중앙정부와의 협력, 국회 차원의 지원 확보도 과제”라고 지적한다.
검단구는 ‘새로운 이름의 행정구’가 아니라, 서구가 20년간 품어온 도시 확장의 결과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구조 개편이다. 이번 조직·인사 설명회는 그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