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뉴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위원들이 조선업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며 한화오션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1월 7일, 국회 환노위 야당 위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화오션이 협력업체 뒤에 숨지 말고, 하청노사 단체교섭에 실질적인 역할을 다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 하청노동자의 절박한 현실
지난 49일간 단식 투쟁을 이어온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강인석 부지회장이 단식을 중단했다. 단식의 종료는 하청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더욱 주목하게 만들었다.
조선업은 현재 13년 만에 초호황을 맞아 조선 3사가 동반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화오션도 수천억 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 속에서도 하청노동자들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 한화오션에서만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으며, 대부분은 하청노동자였다. 협력업체에서는 임금 체불이 발생해 하청노동자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의 초호황과 상생협력이라는 구호는 하청노동자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단체교섭 무산... 협력업체의 원천 거부
조선하청지회는 조선업의 불공정한 원하청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단체교섭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협력업체는 “단체협약 의제 중 단 하나도 수용할 수 없다”며 23년 단체협약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하청노동자들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어떠한 성과도 얻지 못했다.
환노위 야당 위원들은 “협력업체는 실질적인 자력이 없는 구조에서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은 한계가 있다”며 “원청인 한화오션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에 책임 촉구... “협력업체 뒤에 숨지 말라”
환노위 야당 위원들은 한화오션이 하청노사 단체교섭의 실질적 주체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서는 “한화오션이 더 이상 협력업체 뒤에 숨지 말고, 협력업체와 하청노조 사이에서 실질적인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뒤에 숨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비겁한 행동”이라고도 비판했다.
환노위는 지난해 노동위원회가 원청인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하청노조와 직접 교섭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고 언급하며, 한화오션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470억 손해배상 대화와 6자 안전협의체 구성 요구
환노위 야당 위원들은 한화오션이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국회와 논의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470억 원의 손해배상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원하청 노사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6자 안전협의체 구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에서는 “한화오션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발생할 현장의 갈등은 모두 한화오션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와 진상규명 약속
환노위 야당 위원들은 강 부지회장이 단식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하청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3년 전 하청노동자들의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외침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인간다운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내란 사태를 통해 드러난 윤석열 정부와 대우조선해양의 불법적인 파업 개입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조선업 초호황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로, 한화오션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였다.
하청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지, 그리고 한화오션이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