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토인의 이중 인격
권영심
요즘 케이 문화로 대변하는 모든 것들이 세계 곳곳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사람들은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신기해하지만 세계사와 역사를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언제나 우리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말했고 그것이 과장되거나 편집된 애국심이 아님을, 역사를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강토가 중국과 붙어 있으면서도 그 긴 역사 동안 단 한 번도 복속된 적이 없었고, 문화가 섞이지도 않은 것은 세계의 인류학자들이 가장 경이로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유교를 비롯해서 한자 문화의 테두리 안에 있었으나 이 한강토는 중국에서 발현된 주자학을, 한강토에서 유교와 성리학으로 꽃피워 완성했고 한자를 넘어선 문자까지 만들어 내었다. 한자는 참으로 경이로운 문자이지만, 한글의 뛰어남은 그 경이를 넘어 섰다.
이 작은 땅, 그다지 자원도 없고 계절의 변화는 변화무쌍해서 몇 가지 옷으로도 견디지 못하는 이 땅에 태어난 한강 토인들이 얼마나 특별한지, 나는 역사 속에서 알게 되고 한없이 빠져들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시기와 질투가 만연하고, 정부 관리는 뇌물과 상소로 국정을 내동댕이치다시피 하고, 궁궐의 여인들은 날이 새고 밤이 가도록 모략질과 이간질로 목숨을 바치는 나라가 이 땅의 사람들이었다.
택궁하기 위해 지 맘에 안 드는 임금은 반정을 일으켜 갈아치우고 사대부의 논리를 추상같이 세워, 권위를 잃지 않는 양반들이 아직도 내향의 곳곳에 남아있는 우리의 땅. 이 한강 토의 사람들은 철저한 이중인격자들이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몇십 년 동안 이 땅을 지배한 일본은 지금도 오리무중인 우리의 이중인격을 이해하지도 납득하지도 못 한다. 일제 강점기의 시대에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던 독립운동이 그들을 얼마나 혼란에 빠트렸는지 가 역사의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그들이 만나는 조선인들의 무지, 염치없음, 굴종하는 눈빛과 서슴없이 작은 이익에 배반하는 성격은 경멸 받아 마땅하고 지배받아야 할 열등 민족성이었다. 조삼모사하고 어리석었으며 질투는 하늘을 찌르고 남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인종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느새 자신들도 모르게 무언가를 느끼게 되고 심지어는 존경심까지 생겼다. 절대로 꺾이지 않고, 흩어지는듯한데 어느새 그 무엇보다 강하게 뭉쳐있는 한강 토인들...36년을 지배했으나 일제가 바꾼 민족의 성질은 아무것도 없다.
회유도 했다가 잔혹한 압박도 가했다가 유화정책도 폈다가, 심지어 성까지도 없앴건만 이 땅의 사람들은 독립운동을 멈출 줄을 몰랐다. 부모형제, 자식들이 그로 인해 유리걸식하는데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이 땅의 사람들은 그렇게 철저하게 이중성을 가지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정치인들이 난장을 치고 매일매일 데모와 시위가 그치지 않는데도 오늘날 이 땅의 사람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을 살아간다.
음양의 이치가 수천 년의 정신을 이어가고 하늘을 알고 땅을 믿으며 이 땅은 오늘날의 K 문화라고 이름 지어진 것들을 만들어 내었다. 지구 위의 어느 나라들도 이 한강 토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모른다.
밤과 낮처럼, 해님과 달님처럼, 하늘과 땅처럼 뚜렷한 두 개의 이중인격이 서리서리 얽히어 얼이 되고 념이 되어 이 땅의 기상을 이루니 그 중심에 홍익인간이 있다. 이 강토의 건국의 정신이고 이 백성들의 흔들림 없는 유전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