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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권영심 칼럼] '나는 더 강해집니다,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권영심 논설위원 칼럼]

 

'나는 더 강해집니다,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사람들이 나에게 의문을 가지고 자주 묻는 것이 있는데 종교가 무었이냐는 것이다. 이것을 한 마디로 대답하면 굉장한 오해를 사고 만다.

 

이 세상에 종교는 많고 많지만,무엇 때문에 종교를 믿는가를 알아보지 않고 무엇을 믿는가를 먼저 따지는 것이 사람들의 습관 이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라.

 

지금 내가 믿는 종교가 자신이 원해서 스스로 택한 것인지를. 자신의 종교가 자신이 믿고자 해서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인류의 대부분이 세습으로 믿는다. 이것은 종교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니 따질 것 없다.

 

어느 땅 어느 나라에 태어나는 것에 따라, 이미 종교는 족쇄처럼 그 사람의 삶을 묶고야 만다. 국가를 선택해서 태어 날 수 없는 것 처럼 종교도 선택할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나마 자유 국가에서 성인이 되어 다시 택할 수 있으면 다행이 지만,어떤 종교는 국가를 초월하여 우선인 경우가 많아서 배교를 하는 것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인류의 최후의 전쟁은 종교 전쟁이 자명하고, 지금도 진행중인 대부분의 전쟁은 종교로 인한 것이다. 그만큼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첨예한 일이 되는 것이다.

 

나는 타인이 무엇을 믿는지 단 한 번도 궁금하거나 의문을 가지 지 않았고 무엇을 믿으라고 한 적이 없다. 타인의 종교를 폄하 하거나 멸시한 적도 없다.

 

내 지인들의 종교는 굉장히 다양한데 천주교신자,개신교신자, 불교신자,원불교신자,천도교신자,신천지신자,남묘호량계교신자,하나님의교회신자,대종교...또 더 있는데 숨 가쁘니 이쯤 하고. 나는 그들과 종교 문제로 다투지 않는다.

 

여러가지 일로 모였을 때 전도를 하거나 타인의 종교에 대해 비방을 하기라도 하면, 나는 그대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린다. 그런 나에게 천주교신자가 어째서 그런 사람들과 어울 리면서 봐 주느냐고 하는데 나는 진심으로 비웃고 싶다.

 

천주교신자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만남을 거절해야만 하는 법이라도 있단 말인가? 내가 진정으로 지향 하는 것은,이 모든 만물을 지은 조물주가 있고,그 조물주에 대한 존숭을 바치는 것이 예배이며 그 예배의 형식은 생긴대로 다르 다는 것이다.

 

종교가 형성된 과정은 놀랍게도 인간들의 너무나 많은 이해득실 과 권력이 얽혀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전례는 민중의 믿음과 신앙이 있어야만 지속 가능해진다.

 

그러니 각자의 믿음과 정체성대로 실행하는 것이니,옳고 그르고 를 따지는 것은 의미없으며 나에게나 타인에게나 무엇이 행복한 믿음인가를 살아가면서 알게 된다.

 

사후에 행복하고 천국에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내 삶이 진행 되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 종교가 존재해야 한다고 나는 주장하는 사람이다.

 

나는 천주교의 전례와 형식으로 믿으며 타인이 자신의 형식으로 믿는 모든 것을 인정할 뿐이다. 종교의 바탕은 믿음이며 그 믿음 의 생성은 각기 다르다.

 

기도했더니 이루어지더라도 맞고, 믿음으로 기적을 경험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신약에서 예수가 기도를 가르칠 때에 광
장에서 하지말고,네 집의 다락방에서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간구하라고 말했다. 이것이 기도의 진정한 비밀인 것을 성직
자들은 잘 가르치지 않는다.

 

기도의 뜻은 간구함이 아니라'듣는 것'임을 말이다. 고요한
곳에 혼자,나의 모든 오감을 열어서 절대자의 말씀에 귀를 기울
여 행하는 것이 바로 기도이다.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말씀이라도 감사하는 것이 기도이다;

 

왕이라면 궁전의 가장 높은 곳에서 자신을 알몸뚱이로 내어놓고 매달리라는 말이며, 노예라면 냄새나는 잠자리에서 혼절하듯이 잠자기 전,단 한 마디의 감사라도 드리는 것이 바로 기도이다.

 

자신의 언어로 자신이 속한 곳에서, 그 순간의 간절함을 드러내
는 것이 진정한 기도인 것을 나는 믿는다. 그러니 나는 천주교의 전례로 존숭을 바치며 언제나 기도한다.

 

"나는 더 강해집니다,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감사와 함께 속삭이는 이 말은 노랫말이기도 하지만 나의 기도 이다. 이 모든 생명이 존속할 수 있는 원천인 조물주에게 마치
마치,아기처럼 내 영혼과 모든 것을 맡기고 기대는 것이 나를 강하고 온전하게 만드는 것을 알기에 감사와 기도는 숨 쉬는
것과도 같다.

 

그러니 종교가 무엇인지 묻지 말고,내 삶을 채우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고요히 명상하라.
내게 주어지는 오늘 하루,그 어느 시간도
축복이 아닌 것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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