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 인천 서구 석남2동에 위치한 한 다가구주택이 지난달 27일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은 물론, 내부 구조물 일부까지 불에 타면서 피해 가정은 한순간에 일상 터전을 잃었다.
하지만 불과 며칠 후, 이 집 앞에는 청소도구와 장갑을 낀 20여 명의 주민들이 모였다. 석남2동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통장자율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자율방범대 등이 합심해 화재 피해 주택의 폐기물을 정리하고, 청소 봉사에 나선 것이다.
이번 복구 봉사는 7월 2일 오전, 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시작됐다. 주택 내부에 남아있던 소각물, 파손된 생활용품, 쓰러진 가재도구 등을 하나하나 꺼내 정리했고, 건물 외부와 주변 도로까지 말끔히 청소했다.
서구청은 폐기물 처리 차량을 긴급 지원하며, 주민들이 손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쓰레기 운반을 도왔다. 민과 관이 함께 만든 협업이었다.
김기호 석남2동 통장자율회장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상심이 컸을 피해 주민을 위해 뭔가라도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며 “작은 손길이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환경 정비가 아니다. 갑작스러운 재난 앞에서 ‘이웃이 이웃을 돕는 지역 복지’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한 사례였다.
석남2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피해 주민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힘을 보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내 위기가정에 대한 지원체계를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주민 중 한 사람은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 이런 따뜻한 손길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복구 작업 중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음료와 간식을 나누며 현장의 분위기를 북돋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활동이 단발성 지원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마을 복지 체계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정기관의 빠른 대응, 주민 조직의 자발적 연대, 지자체의 물리적 지원이 삼박자를 이뤘기 때문이다.
한편 서구는 이번 석남2동 사례를 포함해, 위기가정 또는 재난 피해 가정을 위한 긴급 복지 지원, 주거환경 개선사업, 자원봉사단 운영 등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마을이 함께 움직이면, 어떤 재난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한 주민의 말처럼, 이번 석남2동 화재 복구는 ‘회복력 있는 공동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지만 강한 증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