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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일반

백년해로하는 사주는 어떤 구조일까

시간에 있는 글자가 전부가 아니다

명리학자.jpg

이혼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명리학계에서는 여자사주의 시간(時干)에 상관이 있거나 남자사주의 시간(時干)에 겁재가 있거나 일시지 辰戌충하면 100% 이혼한다는 말이 하나의 명리격언처럼 회자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맞지 않는다. 사주는 8글자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사주내의 어디에 무슨 글자 한 개가 있으면 어떻게 된다고 말하는 것은 사주를 종합적으로 살피지 않고 단식으로 살피는 사람들의 말일 뿐이다.

 

보통은 일간이 강하냐 약하냐로 용신을 정하는 입장에 있는 자들이 주로 이런 말을 선호한다. 또 어설프게 자평진전을 공부한 얼치기 격국론자도 마찬가지다. 사주는 격국의 성패을 중심으로 모든 길흉과 변화를 읽어야 한다. 신살이나 격국의 고저는 일단 격국의 성패를 판단하고 난 후의 일이다. 그런데, 얼치기 격국론자나 억부법으로 사주를 간명하는 자는 종합적인 길흉을 살필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사주의 특정 위치에 특정 글자가 있으면 무조건 길하다고 하거나 흉하다고 한다. 한심한 일이다.

 

이혼은 언제 주로 일어나나. 이혼은 남자사주의 경우에는 천간에서 비겁이 득세를 하는 경우에 일어나고 여자사주의 경우에는 천간에서 식상이 득세를 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지지에서는 일시지 형충이 발생하고 그것이 천간에 의해서 통제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한다. 즉, 천간과 지지의 한 곳에서 어떤 조건이 맞아 떨어진다고 해서 이혼이 성립되지는 않는다.

 

일상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이, 어떤 큰 사건이나 변화가 일어날 때는 반드시 여러가지 이질적인 조건들이 부가되어서 상승작용을 일으킬 때에만 발생한다. 세월호 사건이나, 이태원 참사나 청주 오송지하차도 사건도 단지 어떤 한 가지 부주의나 소홀함으로 그런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 사건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혼이란 것도 그러하다. 결혼이란 억만겁의 인연으로 두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고 자식을 낳고 긴 시간을 함께 부대끼며 같은 공간에서 산다. 결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상승작용을 하여 결혼이 성사되었다. 마찬가지로 이혼도 단지 한가지 사건이나 사유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이혼은 결혼보다 더욱 어렵다.

 

명리학적으로 이혼이 되려면, 여자사주는 천간에 식상이 살아 있고 운에서 관살을 만나야 하고 지지로는 월일시의 형충이 발생할 때 가장 가능성이 높다. 남자 사주의 경우에는 천간에 비겁이 살아 있고 재성을 만나야 하고 지지로는 월일시 형충이 일어나야 가능하다. 특히 원국 사주가 이런 조건이 있을 지라도 바로 이혼이 되지는 않는다. 이런 천간과 지지의 불행한 조합 속에서 운에서 다시 한 번 이런 상황을 가중시키는 현상이 발생해야 비로소 이혼이 성립된다.

 

그런데, 턱도 없이 사주의 시간에 상관이 있으면 이혼이라든가 겁재가 있으면 이혼이라든가 일시지가 형충하면 이혼이 성립한다면 애초에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해서는 안된다.

 

명리학적으로 이혼이 성립되는 것은 크게 3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사주의 천간이 배우자성(星)을 내치는 경우로서 예를 들면 여자사주에 식상이 살아 있는데 관살을 보거나, 남자사주에 비겁이 살아 있는데 재성을 보는 경우다. 일종의 제살태과나 상관견관 또는 군겁쟁재 현상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2) 사주내에서 배우자 성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다른 조건이 한 두개 충족된다면 이혼이 성립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여자사주가 관살혼잡이라든가 남자사주가 재다신약이 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보통 당사자가 바람둥이거나 아니면 배우자가 감당하기 어려워서 이혼하는 경우다. 여자는 남자의 간섭이 힘겹고 남자는 여자를 부양하는 것이 벅차기 때문에 이혼한다.

 

(3) 부부가 서로 마음이 맞지 않고 서로 무정해서 소통이 되지 않아서 이혼하는 경우다. 이 경우는 사주의 일시지가 형충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데 단지 일시지가 형충한다는 단지 한개의 사유만으로 이혼이 되지는 않는다. 추가로 그 형충을 제어하는 다른 글자의 역할이 없을 때 운에서 다시 그 형충을 가중 시킨다면 이혼이 성립할 수 있다. 지지의 형충은 진술충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가)

丁 甲癸◯-

◯◯ 酉◯

 

(가)는 여자사주라고 가정했을 때 시간에 상관이 있지만 월간의 癸수 인수가 정관을 제압하므로 이혼이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남자사주라면 시간의 丁화 대신에 겁재 乙목이 있다고 가정하면 운에서 재성을 만나고 지지로 형충이 발생하는 경우에 이혼이 성립 할 수 있다.

 

(나)

甲 庚癸◯

辰 戌 酉◯

 

(나)는 일시지 진술충하지만 시지와 월지가 辰酉합하고 있어서 진술충은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시간에 甲목과 월지가 酉금이 아니라면 이혼이 성립할 수 있다.

 

결혼이 어렵게 이루어지듯이 이혼은 그보다 훨씬 어렵게 일어난다. 왜냐하면 결혼은 두 남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서로 함께 살았지만, 이혼은 두 사람이 살면서 이루어 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가족이 생기고 재산이 생기는 등 여러 다른 인연들이 있어서 이혼은 결혼 보다 한 층 어렵다. 그러므로 사주의 천간에 한 두글자를 보고 이혼을 판단하거나 지지의 단순한 형충을 보고 이혼을 예단하는 것은 매우 경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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