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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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강원일부지역 가뭄 대비 필요


 

영동지역에서 극심한 ‘겨울 가뭄’이 이어지며 산불 발생의 최적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릉, 양양, 고성지역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으며 건조특보가 지속됐다. 지난 8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1월 산불 발생 위험도’를 예측·분석한 결과, 영동지역의 산불위험지수는 56.2점으로 전국 평균(45.7점)보다 11점이나 높았다. 낙엽의 수분 보유량도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작은 불씨에도 불이 크게 번질 수 있다.

 

지난해부터 강릉, 양양, 고성지역에 건조특보가 이어지며 무려 8일간 동해안 일대의 산림 2만3,794㏊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2004년의 산불이나 2019년 4월 고성 산불의 악몽이 떠오른다. 인명과 재산뿐 아니라 산림을 한순간에 폐허로 만드는 봄철 동시다발성 산불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소방 당국은 물론 강릉, 동해, 삼척, 속초, 고성, 양양 등 동해안 6개 지방자치단체의 대비도 또한 빨라져야 한다. 산불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논·밭두렁 태우기, 담뱃불, 전신주 누전, 방화, 실화 등 사람들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2021년 산불 653건 중 179건이 입산자의 실화, 89건이 쓰레기 소각, 69건이 논밭 태우기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 미래를 집어삼키는 산불은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산불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게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자치단체와 소방 당국은 초기 신속한 진화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소홀해선 안 된다. 드론 등 장비를 확충해 조기에 산불을 발견, 진화할 수 있는 대응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산불 예방조치 등 사전 대책과 초기진화시스템을 철저히 살피고 인력도 확충해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 산불 규모가 커지고 여러 곳에서 동시에 산불이 일어나면 소방력이 분산돼 진화가 지연된다. 등산객, 여행객들도 산불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산불이 꽃 소식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매년 3월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산불로 나라 전체가 위기를 맞는 만큼 산불 대책 총 점검에 나서야 할 때다. 한편 빽빽한 소나무 숲도 동해안의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정 간격으로 소나무를 솎아 내 밀도를 낮추고 활엽수와 혼합해 심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 정책이 산불에 취약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일이다. 땜질식 처방만 나열할 게 아니라 과학적인 감시시스템 구축 등 근본적인 산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매일뉴스 기자 maeilnewstv0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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