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제1 야당 현직 대표 검찰 소환조사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는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다. 제1 야당의 현직 대표가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는 일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 대표 스스로 "수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는데 허언이 아니길 바란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분당 차병원 등 기업으로부터 170억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와 토지 용도 변경 등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직접 후원금을 수수하지는 않았더라도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기업의 편의를 봐준 것으로 제3자 뇌물 공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이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검찰은 소환 조사 후 머지않아 이 대표를 기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소환으로 성남FC 후원금 조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이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장동과 백현동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서도 검찰의 소환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바로 전날인 9일부터 1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는데 누가 봐도 '이재명 방탄용'으로 비친다. 민주당은 당헌당규까지 개정해 이 대표가 기소돼도 당 대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최근에는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예행연습'을 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심지어 이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들의 실명과 소속·얼굴 사진 등을 담은 자료를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뿌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자숙의 시간도 없이 곧바로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당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자 전국을 돌면서 무고함을 강변했다.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당의 위기로 몰아가면서 정치적인 대결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와 관련된 각종 사법 리스크는 근본적으로 민주당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공사 구분할 줄 아는 공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재명의 위기가 곧 제1 야당의 위기가 돼서도 안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