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심논설위원 칼럼] 12의 비밀

  • 등록 2025.07.17 07:45:33
크게보기

[매일뉴스]

 

12의 비밀

 

    [권영심논설위원 칼럼]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 두 가지 있는데 바케트와 크루와상이다. 크루와상은 가볍고 부드러운, 마치 부서지는 듯한 식감이 느껴지 는 것이 최상인데 거기엔 고유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밀가루와 버터를 얇게 층을 쌓아 겹쳐 만드는데, 최상의 바삭함 과 부드러움을 얻기 위해서는 12층으로 반죽을 쌓아야 하는 것
이다. 밀가루 6겹, 버터 6겹의 얇은 반죽이 겹쳐 12겹이 되어야 완벽한 크루와상의 맛을 얻게 된다.

 

크루와상이란 초승달이란 뜻인데 오스트리아 킵벨이란 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오스만제국의 국기 안에 초승달이 들어
있는데 오스트리아에 의해 문을 닫은 제국을 조롱하기 위해, 제빵사들이 만든 것이 시초라는 것이 정설이다.

 

지금과 같은 최상의 부드러움과 풍미를 얻기 위해서 긴 시간 동안 제빵사들은 많은 실험을 했을 것이고 그 결과 12층이란
비밀을 알아냈을 것이다.

 

크루와상이란 빵으로 시작했지만 숫자 12는 종결 의미가 큰 숫자이다. 우리 주변엔 의외로 숫자 12가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나아가서 그 주술적인, 큰 의미에 매달리는 경우도 상당하다.

 

우리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은 열 두달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은 열 두 간지와도 연결되어 있다. 올해는 12간지 중의 신축년이며 12월은 축월, 즉 소의 달이다. 하루는 24시간
이지만 그것은 12시간이 두 번 반복 되는 것으로 정확하게 양분 되어 있다.

 

이것은 인간의 우주가 끝날 때까지 변 할 수 없는 것인데 왜 12시일까? 12는 동서양 모든 곳에서 완벽한 숫자로 인식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들이 삶의 다양함 속에서 숫자 12 의 비밀을 알아낼려고 노력한 흔적은 인류사의 곳곳에 나타나 있다.

 

특히 성경 안에 나타나는 12의 의미는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우리의 생활 전반에도 12의 쓰임새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피아노의 건반 은 12개의 반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2개를 한 묶음으로 보는 것들이 꽤 많다. 우리는 미터법을 많이 쓰지만 서 양에서는 피트를 많이 쓴다.

 

1피트는 12인치인데 12는 약수를6개 가지고 있는 가장 작은 자연수라는 것에서 비롯된 계량법이다. 12의 약수는 1,2,3,4,6,12인데 1피트를 각 약수대로 등분을 해서 쉽게 인치 로 나눌 수 있는 편리한 계량법인 것이다.

 

종교에서는 아주 오래 전 부터 12라는 수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은 12신이며
이 개념은 그대로 기독교로 옮겨져서 12사도가 되었다.

 

그리스로마 이전엔 신이 없었을까? 그 때에도 역시 신들의 시대였고 티탄 12신이 존재했다. 우리는 그리스로마 신화만 읽었기 때문에 티탄 신의 세계는 거의 모른다.

 

대양의신 오케아노스.
천공의 왕 코이노스와 크리오스.
하늘의 전령 히페리온과 이아페토스.
빛의 여신 테이아.
율법의 여신 테미스.
대지의 여신 레아.
기억의 여신 므네모쉬네.
빛나는 아름다움의 포이베.
흉칙한 악신 테티스와 크로노스.

 

동양에서 발현한 신들을 제외하고 이 12지신들이 서양의 모든 종교의 관념을 이루는 원형의 신들이다. 12의 변하지 않는 개념은 불멸의 과업인듯 신화의 모든 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서양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헤라클레스의 과업도 12가지이며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는 12살 때 테세우스에게 납치 되었었다. 그녀의 불멸의 미모는 12살 때 이미 완성되었다는 말이다.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에서도 12는 어김없이 곳곳에 등장한다.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신의 노여움으로 12년을 방랑했으며, 그는 12척의 배를 이끌고 참전했다. 텔라몬의 아이아스도 12척의 배를 이끌고 나아갔는데, 12의 완벽한 개념이 그 당시에 이미 정립되었음을 알수 있다.

 

살아가면서 삼국지와 오딧세이는 반드시 필독할 책으로 꼽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고 재미있다. 오딧세이를 읽으면서 숫자12가 들어간 이야기를 찾아보 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12가 있는지 모른다. 이 세상은 숫자의 비밀로 가득하며,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숫자들이 저마다의 비밀이 있음을 알고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동양의 12간지의 비밀을 풀기에 온 생을 바치는 학자도 있다는 데 나는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 만물은 그저 지나가면 아무것도 마음에 담을 것이 없으나 하나 하나의 의미를 찾아 보면 비의에 가득한 것이 삶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종교가 생겨 났고 돌멩이 하나에 점을 찍어 신으로 받드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 신이 아닐 까? 빵 하나의 완성에도 그 완벽함을 찾기 위해 오랜 세월을 바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기에 인간은 만물 중에서 위대하다.

조종현 기자 maeilnewstv0707@naver.com
© 매일뉴스 & www.maeilnew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제호 : 매일뉴스ㅣ주소: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573-1성우네오빌704호
대표전화 : 032-565-2006 | 팩스 : 032-442-2606
발행.편집인 : 조종현ㅣ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인천 아 01442
등록일 : 2020. 01. 13 | 사업자등록번호 717-10-01917
회장 : 명창용ㅣ부회장 : 김석환ㅣ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형재
고문변호사 : 류희곤ㅣ편집부장 : 김학현ㅣ유튜브채널명 : 매일뉴스TV

대표메일 : maeilnewstv0707@naver.com
후원계좌 : 농협 351 - 1111 - 9470 - 63 조종현(매일뉴스)
Copyright ⓒ 2024 매일뉴스 all right reserved.